고양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은 ‘올바른 급여량 설정’입니다. 아무리 좋은 사료라도 과하게 주면 비만으로, 너무 적게 주면 영양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글에서는 고양이 체중에 따른 적정 사료량 계산법, 칼로리 기준 산정법, 그리고 연령별 차이를 반영한 급여 가이드를 정리해 드립니다. 건강한 반려묘 생활을 위한 실전 지침서로 활용해 보세요.
체중 기준 사료량 설정법 – 몸무게가 기준이다
고양이의 일일 사료량은 가장 기본적으로 몸무게를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체중 1kg당 약 40~50kcal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고양이의 활동량과 체질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체중 4kg인 건강한 성묘라면 하루에 약 160~200kcal 정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고양이의 적정 체중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고양이가 비만 상태라면, 현재 체중이 아닌 목표 체중을 기준으로 사료량을 조절해야 하며, 반대로 저체중이라면 점진적으로 급여량을 늘려가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수의사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BCS(Body Condition Score)를 활용한 체형 평가로, 시각적으로 고양이의 체형을 판단하고 급여 기준을 설정합니다.
사료 포장지 뒷면에 적힌 급여량 안내는 참고 자료일 뿐, 모든 고양이에 100%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실내에서 생활하며 활동량이 적은 고양이는 사료량을 10~20% 줄이는 것이 좋고, 외출묘나 활동량이 많은 고양이는 약간 더 늘려줄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계산은 "사료 1g = 약 3.5~4kcal"로 산정되므로, 일일 칼로리 목표에 맞춰 정확한 그램 수를 측정해야 합니다.
디지털 주방 저울을 활용하여 사료를 계량하고, 하루 급여량을 2~3회 나눠 제공하면 과식도 예방되고, 위장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체중에 맞춘 급여는 단순히 먹는 양의 문제가 아니라, 고양이 건강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칼로리 계산으로 알아보는 정확한 급여 기준
고양이에게 적절한 사료량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하루 필요 칼로리(RER: Resting Energy Requirement)입니다. RER은 고양이가 아무 활동을 하지 않아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칼로리를 의미하며, 다음 공식으로 계산됩니다:
RER(kcal) = 70 x (체중kg)^0.75
예를 들어 5kg 고양이라면, 70 x (5^0.75) = 약 234kcal가 됩니다. 여기에 활동량, 생식 상태, 나이 등을 반영한 MER(Maintenance Energy Requirement)를 계산해야 실제 급여 기준이 정해집니다. 일반적인 MER 계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중성화된 실내 성묘: RER x 1.2
- 활동량 많은 성묘: RER x 1.4~1.6
- 비중성화 고양이: RER x 1.4
- 체중 조절 중인 고양이: RER x 1.0 또는 x 0.8
- 새끼 고양이: RER x 2.0~3.0
- 노령묘: RER x 1.1~1.2
5kg 고양이가 중성화되어 활동량이 적은 실내묘라면 하루에 약 280kcal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때 급여 중 간식과 습식 사료가 포함되는 경우, 해당 칼로리도 포함해서 계산해야 과식이나 비만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사료 제품에 표시된 1컵당 칼로리 또는 100g당 kcal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되고, 가장 정확한 방법은 그램 단위로 급여량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0g당 400kcal인 사료라면, 하루 필요 칼로리가 280kcal인 고양이는 약 70g을 먹이면 적절하다는 뜻입니다.
또한 매주 체중을 측정해 일정 기간 동안 몸무게 변화가 없다면 현재 급여량이 적정하다는 지표가 됩니다. 체중이 줄거나 늘고 있다면 사료량을 ±10% 조정하며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건강 관리를 이어가세요.
연령별 사료량 차이 – 새끼 고양이부터 노령묘까지
고양이는 나이에 따라 에너지 요구량과 소화 능력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동일한 체중이라도 나이에 따라 적절한 급여량이 달라져야 하며,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성장 저해 또는 건강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1. 새끼 고양이 (2~12개월)
이 시기는 고양이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시기로, 성묘의 2배에 가까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생후 2~3개월까지는 하루 4회 이상 소량씩 나눠 급여해야 하며, 4개월 이후부터는 점차 3회, 이후 2회로 줄여갑니다. 칼로리 계산 시 RER x 2.5~3.0 정도가 기준이며, 자율급식을 허용해도 과식 위험이 적습니다.
2. 성묘 (1~7세)
이 시기의 고양이는 안정적인 체중 유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중성화 수술을 받은 경우, 에너지 소비량이 감소하므로 기존 사료량보다 10~20%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활동량이 적은 고양이는 식사 외 장난감 활용 급여 또는 퍼즐 피더를 활용해 식사 시간을 늘려주는 것도 권장됩니다.
3. 노령묘 (8세 이상)
노령 고양이는 대사율이 낮아지고, 신장 기능, 치아 건강, 소화력 저하 등의 문제가 생깁니다. 이 시기에는 저칼로리·고단백·저인 식단이 중요하며, 칼로리는 RER x 1.1~1.2 수준으로 조절합니다. 또한 수분 섭취 유도를 위해 습식사료를 함께 급여하거나, 따뜻한 물을 건사료에 소량 뿌려 급여하는 방식도 효과적입니다.
연령별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양이의 체형 변화와 식욕 상태를 관찰하면서 급여량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특히 고양이 스스로 식사를 조절하기 어려운 생물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섬세하게 모니터링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 될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건강은 정확한 급여량에서 시작됩니다. 체중과 칼로리 기준을 이해하고, 나이와 활동량에 맞춰 맞춤형 사료량을 설정하세요. 급여량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매주 몸무게를 측정하며 조절해야 하는 ‘관리 포인트’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사료의 무게를 계량하고, 간식 칼로리까지 함께 기록해보세요. 작은 실천이 고양이의 평생 건강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