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한 마리로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아기 고양이를 새로 들이거나 구조묘를 입양하면서 다묘가정을 꿈꾸는 집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처음 보는 고양이와 쉽게 친해지지 않죠. 준비 없이 합사를 시도하면 싸움이나 스트레스, 심지어 건강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기 고양이와 성묘를 함께 키우고자 할 때 꼭 알아야 할 합사 과정과 스트레스 줄이는 팁, 그리고 적응을 돕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합사 전에 꼭 준비해야 할 것들
합사는 단순히 두 고양이를 같은 공간에 두는 것이 아닙니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지죠. 먼저, 공간 분리가 핵심입니다. 기존 고양이(성묘)가 사용하는 공간과 새 고양이(아깽이)의 공간을 최소 7일 이상 분리해주세요. 아기 고양이는 처음 며칠간은 별도의 방이나 케이지에서 지내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그 다음 중요한 건 냄새 교환입니다. 고양이는 후각 동물이기 때문에 상대의 냄새를 먼저 익히는 것이 큰 역할을 해요. 수건이나 담요에 서로의 체취를 묻혀 교환해주면 서로를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또한, 합사 전에 건강검진은 필수입니다. 감염성 질환(예: 고양이 감기, 칼리시, 기생충 등)이 없는지 확인하고, 예방접종 여부도 꼭 체크해야 합니다. 서로 건강이 확인되어야 안심하고 만남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줄이는 합사 단계별 접근법
본격적인 합사는 4단계로 나눠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 1단계: 냄새 익히기
서로의 수건, 장난감 등을 교환
페로몬 스프레이나 디퓨저(페리웨이 등) 사용 추천 - 2단계: 문틈 교류
문 아래로 서로 냄새 맡게 하기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면서도 접촉은 제한 - 3단계: 케이지 또는 안전 거리 합사
한쪽은 케이지, 한쪽은 자유롭게
고양이들이 서로를 보며 반응 관찰
하악질, 꼬리 휘두르기, 도망 반응이 없으면 다음 단계로 - 4단계: 자유 합사 시도
짧은 시간 동안만 접촉
간식이나 장난감을 활용해 긍정적 경험 유도
서로 무관심한 듯 행동하면 ‘성공의 신호’
합사 과정 중 고양이 한 쪽이 과하게 공격하거나 위축된다면 즉시 중단하고 다시 단계로 돌아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집사의 인내심입니다. 보통 1~2주면 무난히 지나가지만,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아요.
적응을 돕는 환경과 집사의 역할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느끼고 빠르게 적응하려면 환경과 집사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자원 분리입니다. 밥그릇, 물그릇, 화장실, 캣타워 등은 각각 따로 마련해줘야 합니다. 특히 화장실은 고양이 수 + 1개가 기본입니다.
또한, 고양이의 개별 성향을 파악해줘야 합니다. 아기 고양이는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지만, 성묘는 침착하고 자신의 루틴을 중시하죠. 아깽이가 성묘를 계속 따라다니면 성묘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집사가 적절히 개입해 공간을 나눠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집사의 감정 상태도 고양이에게 큰 영향을 줍니다. 긴장하거나 불안해하면 고양이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껴요. 최대한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두 고양이를 똑같이 아껴주는 균형 잡힌 태도가 중요합니다.
다묘가정은 준비만 잘하면 고양이들에게도 집사에게도 큰 행복이 될 수 있습니다. 성묘와 아깽이의 합사는 단기간에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의 시간’입니다. 충분한 준비, 인내심, 그리고 세심한 관찰을 통해 두 고양이가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오늘부터 차근차근 준비해보세요. 당신의 다묘가정, 분명 성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