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두 마리가 한 공간에 같이 지내게 되는 ‘합사’ 과정은 매우 민감하고 섬세한 시기입니다. 특히 목욕 후, 또는 샴푸를 바꾼 뒤 갑자기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싸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요, 이는 단순한 성격 문제나 순간적인 기분이 아닌 고양이의 후각 중심 인지 방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샴푸 교체 후 싸움이 발생하는 이유와 이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안내해드립니다.
1. 고양이는 후각으로 상대를 인식합니다
고양이는 시각보다 후각에 의존해 상대를 인식합니다. 한 마리를 목욕시키면 그 고양이의 고유한 체취가 사라지고, 인공적인 샴푸 냄새로 덮입니다. 이 냄새 변화는 다른 고양이에게 ‘낯선 고양이’로 인식되며 경계심이나 공격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공 향료가 강한 샴푸일 경우, 다른 고양이는 불쾌감을 느끼고 싸움을 걸 수 있습니다.
2. 샴푸 교체 후 싸움이 발생하는 이유
샴푸를 바꾸면 새로운 향이 추가로 체취에 덧입혀집니다. 기존에 고양이끼리 공유하던 냄새 프로파일이 깨지면서, 갑작스럽게 싸우거나 서로를 피하는 행동이 나타납니다. 이는 고양이의 정상적인 후각 반응이며, 잘못된 합사 때문이 아닐 수 있습니다.
- 강한 향: 시트러스, 허브류는 고양이에게 자극적
- 체취 삭제: 목욕 후 본래 체취가 사라짐
- 불안감 확산: 한 마리의 긴장이 다른 고양이에게 전파됨
3. 해결책: 냄새 적응 시간 & 무향 샴푸
샤워 후에는 최소 1~2시간 정도 다른 고양이와 떨어뜨려 놓고, 그루밍을 통해 체취를 회복할 시간을 주세요. 가능하다면 같은 샴푸로 두 마리 모두 목욕시키는 것이 좋으며, 샴푸는 반드시 고양이 전용 무향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 샤워 후 분리: 최소 1~2시간 이상
- 그루밍 유도: 고양이가 스스로 냄새를 재조정
- 페로몬 제품: Feliway 등 안정 효과 있음
- 같은 샴푸 사용: 냄새 차이 최소화
결론
목욕 후 싸움은 단순한 심술이 아니라, 후각 인식 오류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체취 복구 시간을 주고, 무향 또는 고양이에게 친화적인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서로의 냄새에 다시 익숙해질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향기 중심이 아닌 후각 중심으로 합사 환경을 설계해 주세요. 작은 변화로도 고양이의 스트레스는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